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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다이어리

윗사람을 깍아 내려 잘난 척 마라(1)

나는 우리아들의 사회적인 성공을 바란다.

내가 원하는 사회적 성공이란 인간관계에서 성공하는 거다.

지금 영업을 하고 있는데 작년에 영업실적이 좋아서 올해는 힘든 지역으로 정책적으로 발령이 났다. 엄마로써 안타까울 때도 많지만 그래도 씩씩하게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우리 아들. 오늘은 작은 포상을 받는다는 발표가 회사에서 있었다.

인생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이 있으면 Copy하여 전해준다. 언제나 잘 따라 주어서 고맙다 아들.

아들에게 전해준 글은 중앙일보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속에 나오는 역사와 경영코너에 나오는

"윗사람 깍아 내려 잘난 척 마라"이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다짐하고자 아침조회시간에 우리 직원에게도 읽어 주었다.

윗사람을 깍아 내려 잘난 척 마라(1)

중국 역사책을 읽다 보면 '산군매직(訕君賣直)이란 말이 종종 나온다. 문자 그대로 "임금을 비방해 강직하다는 명성을 산다"는 뜻이다. 신하의 덕목 중에는 충성도 있지만 강직도 있는 것이다. 강직한 신하는 죽음을 무릅쓰고 거리낌없는 직언을 한다.

그런데 그 직언이 나라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만을 위한 경우가 있어 문제다.

강직하다는 평을 얻으면 그것은 강력한 정치적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황제도 강직한 신하를 함부로 대하기는 어렵고 자리에서 쫒아낸다 하여도 다시 중용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력을 받게 된다.

그렇게 해서 다시 복직하게 되면 입지가 더욱 단단해질 뿐더러 역사에 길이 이름을 남길 수 있는 것이다. 그러한 노림수가 산군매직이다.

산군매직의 대표선수로 명나라 때 추원표라는 인물을 들 수 있다. 어느 날 그는 황제에게 상소를 올렸다. 당시 영의정이였던 장거정이 부모상을 당했음에도 관직을 떠나 3년상을 치러야 한다는 성현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았다며 그의 후안무치를 나무랐다. 일단 비판하고 보자는 심보였다.

장거정은 황제가 즉위한 직후부터 10년 동안이나 영의정에 있으면서 대외적으로는 북쪽 몽골의 남침을 막고 대내적으로는 황하의 치수 공사를 완성한 인물이 아닌가. 부모상을 당하고도 상복을 입지 못한 것도 장거정에 대한 황제의 신임이 두터워 그가 없을 경우 국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것을 걱정해 허가하지 않은 탓이었다

따라서 추원표의 상소는 곧 황제를 욕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황제는 진노해 추원표의 진사자격을 빼앗고 곤장을 친 뒤 오지로 귀양보냈다.

5년 뒤 추원표는 죄를 용서받고 다시 수도로 불려와 감찰 직을 수행하는 급사중에 임명되었다.

추원표는 복직하자마자 다시 상소를 올렸다. 이번에는 황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황제가 청심과욕, 즉 마음을 깨끗이 하고 욕심을 버리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황제(만력제)가 얼마난 기가 찼을지 상상하기 어렵잖다.

추원표는 강직한 신하라는 평가를 받던 시절도 있었으나 최근에는 그야말로 산군매직의 대명사처럼 인식되고 있다.

현재 홍콩성시대학 명예교수로 있는 루짜이푸교수 같은 이는 추원표를 "상식이하의 행동을 한 미치광이"라고 혹평할 정도다.

다시 말해 타인의 도덕적 수양을 극력 부인함으로써 자신의 고상함을 증명하고자 했다는 얘기다. 타인이 높은 자리에 있는 인물일수록 자기 도덕의 강직성은 상대적으로 높이 평가될 수 있었던 것이다.

주위에 보면 이처럼 윗사람보다 잘나 보이려 애쓰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자신의 세일즈 포인트를 과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윗사람의 능력이나 도덕성을 깍아 내려 자신을 돋보이게 만드느라 혈안이 돼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런 인물은 조직에서 성공하기 어렵고 성공해서도 안된다. 인사권자는 조직을 위해서 하루 빨리 잘라 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