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토요일, 일주일이면 꼬박꼬박 돌아오는 날인데 토요일이면 약간의 들뜬 기분입니다. 지금도그렇습니다.
어젯밤은잘 지냈는지. 전화를 해 볼까 하다가 조용한 사무실에서 전화하는 게 조심스러워 그냥 참습니다. 그래도 내일은 당신을 만난다는 생각에 참 좋습니다. 이런마음이계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얼마 전부터당신께 마음을 열고 아주 진솔하게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을 털어 놓을까 합니다. 정말.. 진솔하게요.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엄마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는 당신에게는 어쩌면사치스럽기도 하고, 읽고 싶지않은 글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지만..그렇지만 살아온 과정이나 환경이 다르다는 것을 서로 이해하였으면 하는 마음과 공감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엄마…엄마… 엄마란 소리만 내어도 나는 눈물이 납니다. 지금도 여전히 철이 없지만, 철없는머슴애하나 데리고 참 힘들었거든요.
엄마, 왜 나를 낳으셨어요? 이렇게힘들게 살라고 나 낳았어요?’하면서울 때도많았습니다. 나는 특별히 나쁜 짓도 안 했고, 그냥 열심히살려고만 했는데……. 이놈의 팔자는왜 이러냐고흐느낄 때, 다들 각자 살기에 바빠서 아무도아는 척하지도 않는나를 우리엄마는 품어주셨습니다. “
"우야노, 그래도 살아야제…”하시던 엄마. 혁기 키워주시고 힘 되어 주시고. 어머니는나에게는 정신적 지주이고 기둥이셨습니다.
어릴적에는 학교에 다녀오면 팔다리 씻겨 주셨고, 겨울방학이면딸 셋을세수대야에 더운물 받아서 방안에서 씻겨 주셨지요. 저는빨래도 밥도 해 보지 않고 시집을 갔었습니다. 직장 다닌다고아무 것도 하지 않았지요. 시집가면 그 때부터 고생인데 부모품안에 있을 때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 엄마의 생활철학이었습니다.
처녀적엔 회사산악회에서 주말마다 참 많이도 산에 다녔습니다. 다녀온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면빨랫줄에는 등산복이랑 온갖 잡동사니 등산용품이 주렁주렁 널려 있었습니다. 한번 입은옷은 두번 입지도않았지요. 아마 지금 내가 깔끔 떠는 것은 엄마의 영향인 것 같습니다.
엄마는 꽃을좋아했습니다. 엄마손이 가면 신기하게도 꽃들이 싱싱해 졌습니다.마당의작은 꽃밭에는포도넝굴도 올리고 담장에는 호박, 수세미등이 주렁주렁매달려 있었습니다...
시집인지...뭔지를 가서는 엄마 애 참 많이 먹였습니다. 이 점은지금도 가슴이 많이 아픕니다. 명절때나 일이있어 가끔친정에 가면 엄마는 엄마방에 있던 인삼가루도 가방에 얼른 넣어 주시고, 뭐든지가방에 넣어 주곤 했습니다. 더러는오빠에게서 받은 용돈을 아껴 모은 돈, 50만원을까만 고무줄에묶어서 슬쩍 주머니에 넣어주시기도 하셨지요. 나는 막싫다고 하면서도..
우리 엄마는내가 "놀러 간다"하면 "그래 잘했다놀러도 다니고 해야지"하시고 "안 가기로 했어요"하면 "피곤한데 잘했다"하셨지요. 뭐든지 잘 했다고만하시던 엄마.딸이 뭐든지 잘 한다고 하시던 어머니. 엄마는 철 없는 딸, 억지로강한 척하고 사는딸이 안쓰러워무조건 잘한다고 하셨지요. 그렇지만 저도 마음 속으로는 알고 있었지요. 우리 엄마의마음을요.참 걱정되는 딸,마음 아프게 하는딸이었음을..
그런데..엄마는 늙어 가시고,또 점점 어린애가되어 갑디다. 나는 참못했습니다.
직장 다닌다, 바쁘다, 시간없다는 핑계로 엄마에게참 못했습니다. 사실힘도 딸리고시간도 없고 그랬습니다만,
다 변명이지요. 지 새끼가 해 달라면 백 번도 더 했을 일들을. .엄마 하시는대로, 원하시는 대로 가끔 흉내라고 낼 것을. 큰 딸이라고믿었는데, 한 번도 제대로 큰 딸 노릇을 못했으니마음이 아픕니다.
열심히죽어라 효도 한 번 했어야 내 마음이 풀릴텐데, 못했습니다. 돌아가시고 나서야 후회가 많이 됩니다. 엄마 돌아가시고는서랍 속에 어쩌다 보이는엄마 양말에도 눈물이 흐릅디다. 어느 날새벽 꿈속에 춥다하시며 한 번 찾아오신 것은 아직도 선명히 기억이 납니다.
엄마기일이 다가옵니다. 구월은 제가그리워 하는 애틋한 엄마의 기일입니다.
'나의 다이어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좋아하는것들 ! (2) | 2007.09.07 |
---|---|
憙 怒 哀 樂 (희로애락) (4) | 2007.09.06 |
산다는 것은 후회의 연속이다. (0) | 2007.09.02 |
2005년 12월 추운날 (2) | 2007.09.01 |
나의 첫사랑 - 2003년 5월 (3) | 2007.08.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