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다이어리

10월의 마지막날

2015년을 시작한지가 얼마되지 않은 거 같은데..벌써 가을이다. 여름이 떠나지 않을 듯 덥더니. 이번 주부터 기온이 내려간다. 11월초에 동기모임에서 상해여행이 있는데 이 날씨는 어떤 옷을 가져가야 하나.. 

이 찬란한 초록빛 잔디도 슬슬 가을을 맞이하고 있다. 계절도 가고 나도 가고...잔디색갈이 변하는 만큼이나 나도 늙어가고 있다. 스산한 바람...가을의 바람은 약간 시원한거 같기도 하고 쌉사름한 느낌이다

10월말이면 생각나는 한 사람. 해외마케팅부서 양이사가 생각난다. 

대사관이셨던 부모님으로 외국을 많이 다니면서 성장하였다던 양이사는 대우그룹의 싱가폴지사장으로 발령받아 근무하다 대우가 무너지면서 싱가폴에 정착하였고 사업을 하였다

사업이 생각외로 여의치않아서 우리회사에 입사했다. 좋은 가정에서 자란 분이라  매너가 좋았고 모나지 않은 성격에 타고난 품성이 부드러운 사람이었다. 

가족들은 싱가폴에 두고 혼자 한국에 왔다. 처음엔 가족들도 같이 온다하여 32평으로 사택을 준비했지만 아이들이 공부를 하고 있어 가족들이 한국에 오지 않겠다하여 혼자서 3년인가? 근무하였다

스카웃되어 입사하면 시작이 나하고 만나는 일이다. 집문제부터 근무하기 위한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해 줘야 한다. 마지막 떠나면 정리도 내가 해야 했었다..지금은 총무에서 하고 있지만.. 

그러다보니 개인적인 이야기도 많이 한다. 가끔 휴가를 가게되면...갈 땐 좋았지만 돌아올 땐 ..아내가 공항에서 운다고.부부애나 가족에 대한 애정이 많은 사람이었다

환율이 달라지면서 급료를 올리지 않으면 근무를 못하겠다하여 사직처리되었다. 떠나는 날이 10월31일이다. 떠나는 날 짐정리를 하여 가방을 가지고 동대구역까지 배웅했다.

싱가폴로 돌아가면 아직 직장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고..사업하다가 그만두었으니 경제적인 기반도 없는 상황이라 양이사의 표정을 어떻게 표현해야하나...스산하고 약간은 차가운 바람을 안고 동대구에 내려주고는 포옹을 한번하고 돌아오는 신천대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시월의 마지막밤인가 ..아 오늘이 10월 마지막날이구나..

허망함...이상하게도 뜨거운 여름날에는 생각나지 않는데 시월이면 이런저런 생각이 난다

양이사는 전혀 생각지 않을 것인데 그 때 그 느낌은 나는 잊지 못하고 있다 

 

아..어제는 점심식사를 어디라고 내색할 수 없는 공기관의 장과 식사했다. 아마 양이사와 비슷한 또래일 것이다. 이건 머.. 식사한번 하는데 전날 예약확인. 아침에 전화 두번. 도착전에 확인...밥한번 먹는데 몇번씩 확인하고 네사람이 수행비서로 따라붙고 운전기사가 있고..

공기관이란 참 어렵다. 몇번째 동생일 것인데 예의범절차려서 깍듯하게 해야 하는 내가 참...식사를 마치고 운전기사가 대기를 하니 먼저 가시라고 하였더니 먼저가도 되겠습니까?..

회사땜에 유대관계로 했는데 한번더 하자고 말은 하였지만 같이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식사였다.  

 

 

 

 

 

 

'나의 다이어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해여행2  (10) 2015.11.18
상해여행 1  (6) 2015.11.14
5학기 동기들  (12) 2015.10.23
깨순이  (10) 2015.10.19
down  (16) 2015.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