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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들

물에 빠진 오리

1. 휴가 첫날.  아침 7시 30이 티업이라 6시에 집에서 출발했다. 골프장도 여름 혹서기라 주말보다는 훨씬 여유로운 편이다. 하지만 앞팀이 예사롭지 않다. 완전 초보인지 공을 맞추질 못한다. 한번에 할 걸 거의 대여섯번씩 하고 있다

전반홀을 마치고 그늘집에서 그 팀과 같이 쉬었다. 초보의 남편은 힘들다며 땀을 흘린다. 더운날 초보아내와 같이하는 남편은 레슨받는 아내들이 거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 이런저런 지적들...머리들지마라..공 끝까지 봐라...등등의 레슨을 하다보년 사실 받는 입장에선 거의 멘붕이 된다. 뽀루퉁한 아내와 동서남북으로 내 뻗히는 공을 주우러 다니는 신랑도 힘들고.. 같이 라운딩하는 팀식구들도 리듬이 깨져 버린다

그런데 뒤따르는 우리 팀은 점점 늦어지는 걸 멀리서 지켜보고 있자니 열받고...빠르면 4시간 늦어도 5시간이면 마치는 라운딩이 장장 6시간을 넘겼다

사우나에서 마주친 그 초보아줌마일행은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 머리 말리면서 뒤따르는 우리팀도 너무 힘들었다 했더니 그제서야 눈치챈다. 나두 초보시절엔 그랬지만..주말골퍼라 뒷팀을 위해서 공을 줏어서 뛰었던 기억이 있다

2. 휴가 이튿날이다.  성주롯데스카이힐cc . 8시 30분 티업. 7시에 집에서 출발했는데 네비게이션이 잘못되었는지..롯데스카이cc 근처에서 뱅뱅돌고 헤매게 만든다. 네비는 한국 아이나비가 최고다. 일산 네비에 익숙하지 않아서 적응이 덜 되어 있다.

한참 헤매다 도착하니 벌써 출발하여 3홀에서 기다린다 한다. 먼저 출발시켰다고 약간의 불평을 하였다. 근데 문제는 평소에는 괜찮은 골프장인데 워낙 고지대여서인지 이날따라 안개가 자욱하여 20m전방이 보이지가 않았다.  이슬비까지 내리고...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 공을 날리다보니 비거리는 더 나는거 같았다. 사실..이건 머.. 미친짓이다.

앞팀..뒷팀..전부들 9홀을 마치고 다른 골프장을 예약하여 떠난다. 아마도 휴가라 마음먹고 왔으니 아쉬워서 그런것 같다. 우리도 이대로는 안된다고 왜관에 있는 세븐벨리cc로 12시 10분으로 예약하여 옷을 입은채로 GO.

안개와 이슬비에 옷도 젖고 장갑도 젖었구마는....세븐벨리cc는 예전에는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아침에 한바탕 힘을 빼서인지 아니면 더위에 지쳐서일까? 후반전에는 힘들었다

점심으로는 더워서 국수 한 그릇씩 먹었는데..국수 4그릇에 44,000원이 나왔다고 웬 국수가 이렇게 비싸냐고 투덜.. 휴가비받은 것으로 저녁은 내가 샀다.

3. 휴가 3일,4일째, 그래도 이번에는 일박이일을 둥이들과 아들내외와 시간을 많이 가졌다. 이쁜 둥이들..보물들이다. 호텔은 별관이라 썩 좋지 못하여 실망하였으나  늦게 예약하였으니 어쩔 수 없다.

이틀동안 물놀이를 했다. 쌍둥이 두놈은 물놀이를 해도해도 좋은가보다..사실 이 늠들 아니면 절대 적응(?)하기 어려운게 물놀이다. 실내와 실외를 번갈아가며...TV화면에서나 보던 무지하게 긴 미끄럼 물놀이..

나는 둥이들과 물놀이하고 아들내외 둘이서 타고오라고 했다. 저들끼리 몇번하다가는 "어머니도 하셔요..." "아니 나는 안할란다.." ...짧은 2단짜리는 무섭지 않다고..며늘애가 해보자고..해보자고..졸라서 2단짜리를 탓다가 풍덩했다.정경이는 막 웃고..어머니 죄송해요..ㅎ

한번 더 하면 괜찮다고 또 하자고..하자고.. 나이든 사람이 없더라..고 안한다 핑계를 대었더니 모자쓰면 된다고...된다고..며늘아.. 내년에는 다시 도전 해볼께..

 

파도 풀장. 햇볕은 너무 뜨거웠다

 

본전 찾아야 한다며 꼭 어머니도 타셔요...  ???? 어색해 하면서도 둥이들과 앉아있다

보석같은 두 놈. 성별이 달라서인지 하는 짓도 전혀 다르다. 요즘 전부들 딸을 좋아한다지만 그래도 나는 준서가 아들이라 내심 기대되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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